[TIL] 사업 아이템 발굴

2026. 10. 06.Yeji Kim
Product

들어가며

개발자로 일하면서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 어떻게 만들까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까다. 구현은 시간을 쓰면 어떻게든 되는데, 애초에 잘못된 걸 고르면 그 시간이 전부 날아간다.

그래서 아이템 발굴과 시장조사, 기획의 기본기를 한번 정리해 두고 싶었다. 원 출처가 분명하고 실제로 검증된 자료만 골라서 읽었으며, Y Combinator, Harvard Business Review, Silicon Valley Product Group처럼 1차 출처가 확인되는 것들이다.

전체 레퍼런스는 글 맨 아래에 모아 둔다.


1. 아이디어는 짜내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

Paul Graham이 2012년에 쓴 글의 첫 문장이 이 주제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문제를 찾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내가 직접 겪는 문제가 가장 좋다는 이야기다.

그가 말하는 좋은 아이디어의 세 가지 조건은 이렇다.

  • 창업자 본인이 원하는 것
  • 창업자 본인이 만들 수 있는 것
  •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걸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세 번째가 핵심이다. 앞의 두 개만 맞으면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놨을 테니까.

자연스럽게 나온 아이디어 vs 억지로 만든 아이디어

Graham은 아이디어를 두 종류로 나눈다. 자기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organic)과 책상에서 억지로 짜낸 것(made-up). 억지로 짜낸 아이디어는 설명할 때는 그럴듯한데 실제로는 거의 안 된다. 반려동물 주인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 같은 게 전형적인 예다. 말은 되는데 그걸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없다.

넓고 얕게 vs 좁고 깊게

많은 사람이 조금 원하는 것과, 적은 사람이 아주 간절히 원하는 것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고르라고 한다. 처음에 깊은 우물을 파야 거기서 넓혀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넓고 얕게 시작하면 아무도 돈을 내지 않는다.

미래에 살면서 빠진 걸 만들기

Graham이 창업 아이디어 찾기를 한 줄로 압축한 표현이 미래에 살면서, 빠져 있는 것을 만들라는 것이다. Apple, Yahoo, Google, Facebook이 실제로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창업자들이 이미 그 미래 안에 살고 있었고, 그 안에서 명백히 없는 것을 만들었을 뿐이다.

머릿속의 두 가지 필터

아이디어를 떠올려 놓고도 스스로 걸러 버리는 두 가지 필터가 있다고 한다.

  • 귀찮음 필터(schlep filter): 지저분하고 번거로운 일이 많아 보여서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것
  • 안 멋짐 필터(unsexy filter): 재미없고 폼 안 나는 분야여서 피하는 것

Graham은 이 중 귀찮음 필터를 끄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Stripe가 그 예다. 결제 연동이라는 끔찍하게 번거로운 일을 아무도 하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에, 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남아 있었다.


2. 흔히 빠지는 네 가지 함정

Y Combinator의 Jared Friedman이 Startup School에서 정리한 내용인데, 창업자들이 아이템을 고를 때 반복하는 실수 네 가지다.

함정내용
해결책 먼저, 문제는 나중 (SISP)기술에서 출발해서 거기에 맞는 문제를 억지로 찾는다. 순서가 거꾸로다
타르 늪 아이디어 (tarpit idea)매력적으로 보이는데 구조적인 장벽이 숨어 있는 아이디어. 친구들끼리 약속 잡는 앱 같은 게 20년 넘게 계속 시도되고 계속 실패한다
평가 없이 첫 아이디어 붙들기기본적인 기준으로 한번 흔들어 보지도 않고 몇 달을 쓴다
완벽한 아이디어 기다리기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오는 아이디어는 없는데, 그걸 기다리느라 시작을 못 한다

반대로, 좋은 신호인데 나빠 보이는 것들

같은 발표에서 직관과 반대되는 좋은 신호 세 가지도 짚는다.

  • 시작하기가 번거롭다: 초기에 불편한 일(은행과 협상하기 같은 것)을 해야 하는 아이디어는 그 자체가 경쟁자를 걸러 준다
  • 지루한 분야다: 멋없는 영역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덜 들여다본 곳이라 성공률이 오히려 높다
  • 경쟁자가 이미 있다: 경쟁자가 여럿 있다는 건 수요가 실재한다는 증거다. 그들이 놓친 걸 푸는 게 내 몫이 된다

경쟁자가 없다는 걸 장점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시장이 없다는 뜻일 가능성이 더 높다.


3. 아이템을 거르는 질문 열 개

같은 YC 프레임워크의 핵심이다. 아이디어가 하나 생겼을 때 이 열 개를 순서대로 물어보는 식으로 쓴다.

#질문보려는 것
1우리 팀이 이걸 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인가창업자-시장 적합성
2시장이 충분히 큰가, 혹은 커지고 있는가시장 규모
3이 문제가 얼마나 급한가문제의 절실함
4경쟁자가 있는가수요 존재 여부
5나와 내 주변 사람이 실제로 쓰겠는가진짜 수요
6최근에야 가능해진 일인가기술·규제·행동의 변화
7다른 시장에서 비슷한 모델이 성공했는가간접 검증
8몇 년을 매달릴 수 있는 주제인가지속 가능성
9매출이 사람 수에 묶이지 않고 커지는가확장성
10이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큰 회사가 나왔는가영역 자체의 비옥함

여섯 번째가 특히 쓸모 있다고 느꼈다. 왜 지금인가에 대한 답이 없으면, 좋은 아이디어라도 이미 누가 했거나 아직 때가 아니다.


4. 사람들은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할 일을 해결한다

Clayton Christensen이 2016년 HBR에 쓴 글이 이 주제의 가장 신뢰할 만한 출처다. 이론 이름은 해야 할 일(Jobs to Be Done)이고, 밀크셰이크 사례로 유명하다.

패스트푸드 체인이 밀크셰이크를 더 팔고 싶어서 고객에게 물어봤다. 더 진한 게 좋냐, 과일을 넣으면 좋겠냐. 답을 듣고 제품을 고쳤는데 매출은 꿈쩍도 안 했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언제 누가 사는지를 관찰했다. 상당수가 이른 아침에 혼자 와서 하나만 사 가지고 차를 타고 떠났다. 물어보니 출근길이 길고 지루하고, 한 손은 운전대에 있어야 하고, 점심까지 배가 고프다는 것이었다. 진한 밀크셰이크는 컵홀더에 들어가고, 얇은 빨대로 20분을 버티게 해 주고, 점심까지 배를 채워 준다.

그러니까 고객이 해결하려던 일은 맛있는 걸 먹는 게 아니라 출근길을 견디는 것이었다.

여기서 나오는 실무적인 결론이 두 개 있다.

  • 인구통계 상관관계는 인과가 아니다. 30대 남성이 많이 산다는 사실로는 아무 결정도 못 내린다. 어떤 상황에서 왜 사는지를 알아야 한다
  • 경쟁 상대가 다시 정의된다. 아침 밀크셰이크의 경쟁자는 다른 밀크셰이크가 아니라 바나나, 베이글, 커피다. 같은 일을 대신 해 주는 모든 것이 경쟁자다

두 번째가 시장조사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다.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만 경쟁자를 찾으면 진짜 대체재가 안 보인다.


5. 인터뷰를 망치지 않는 법

아이템 검증은 결국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는 일인데, 여기서 대부분이 잘못된 데이터를 얻어 간다. Rob Fitzpatrick의 The Mom Test가 이걸 정면으로 다룬다. 제목은 엄마한테 물어봐도 거짓말이 안 나올 질문만 해라는 뜻이다.

Fitzpatrick 본인이 첫 회사에서 3년을 고객 대화에 쏟고도 접었다. 그가 내린 결론이 꽤 뼈아프다. 나쁜 대화는 대화를 안 하는 것보다 나쁘다. 틀린 긍정 신호를 만들어 내서, 잘 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 가지 규칙

  • 내 아이디어 말고 상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일반론이나 미래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구체적인 일을 묻는다
  • 말을 줄이고 더 듣는다

질문 바꿔 보기

나쁜 질문좋은 질문
이 아이디어 괜찮은 것 같아요?지금은 이걸 어떻게 처리하세요?
이런 제품 있으면 쓰실래요?마지막으로 그 일이 있었던 때를 얘기해 주세요
이 기능 있으면 좋겠죠?그거 해결하려고 지금까지 뭘 시도해 보셨어요?
얼마면 내시겠어요?지금 이 문제 때문에 나가는 돈이 얼마예요?

왼쪽은 의견과 가정을 묻는다. 사람들은 예의상 좋다고 말한다. 오른쪽은 이미 벌어진 사실을 묻는다. 여기서는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특히 그거 해결하려고 뭘 시도해 봤냐는 질문이 강력하다. 아무것도 안 해 봤다면 그 사람에게 그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돈이나 시간을 이미 쓰고 있다면 진짜 문제다.

역할 구분

책 전체를 관통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문제의 주인은 고객이고, 해결책의 주인은 나다. 고객에게서는 그들의 삶과 제약에 대한 사실만 모은다. 무엇을 만들지는 내가 정한다. 고객에게 설계를 맡기면 밀크셰이크를 더 진하게 만드는 쪽으로 간다.


6. 시장 크기를 정직하게 재는 법

세 겹으로 나눠 보기

구분의미
TAM이론적으로 이 제품을 살 수 있는 모든 사람
SAM지역, 사업 모델, 유통 경로를 고려해서 실제로 닿을 수 있는 범위
SOM3~5년 안에 현실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몫

위에서 아래로 vs 아래에서 위로

  • 위에서 아래로(top-down): 산업 전체 규모에서 출발해 비율을 곱해 내려온다. 빠르지만, 내 사업과 상관없는 영역이 섞여 있어서 거의 항상 과대평가된다
  • 아래에서 위로(bottom-up): 고객 1명당 받는 돈 × 닿을 수 있는 고객 수로 올려 쌓는다. 숫자는 작게 나오지만 근거가 분명하다

실무에서는 아래에서 위로 계산한 값을 메인으로 쓰고, 위에서 아래로 계산한 값을 검산용으로 쓴다. 둘이 심하게 어긋나면 어딘가 가정이 틀렸다는 신호다.

투자자가 보는 것도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가정이다. 아래에서 위로 쌓으려면 고객이 누구고 가격이 얼마고 어떻게 팔지를 말해야 하니까, 그 과정에서 생각의 빈틈이 드러난다.

다만 기존 시장으로만 재면 크게 틀린다

Bill Gurley가 2014년에 쓴 글이 이 한계를 잘 보여 준다. 당시 Uber의 시장 규모를 추정할 때 많은 사람이 기존 택시·리무진 시장 규모를 가져다 썼는데, Gurley는 그게 크게 틀린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제품이 충분히 달라지면 가격, 대기 시간, 커버리지가 바뀌면서 시장 자체가 커지기 때문이다. 과거 데이터는 그걸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장 규모는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한다. 지금 그 돈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그리고 내 제품이 그 흐름 자체를 바꾸는지.


7. 리스크를 네 가지로 쪼개 보기

Marty Cagan(Silicon Valley Product Group)의 네 가지 큰 리스크다. 아이템이 왜 망할 수 있는지를 네 종류로 나눠서, 각각을 따로 검증하자는 이야기다.

리스크질문책임
가치 (value)고객이 이걸 사거나 쓰기로 선택할까기획자(PM)
사용성 (usability)쓰는 법을 알아낼 수 있을까디자이너
실현 가능성 (feasibility)우리 기술과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개발 리드
사업 타당성 (viability)법무, 재무, 브랜드, 영업 측면에서 우리 사업에 맞을까기획자(PM)

Cagan이 강조하는 건 타이밍이다. 좋은 팀은 큰 리스크를 먼저, 그리고 싸게 처리한다. 프로토타입으로 끝낼 수 있는 검증을 실제 코드로 하면 비용이 몇십 배가 된다.

네 가지 중 가장 많이 건너뛰는 게 사업 타당성이다. 고객도 좋아하고 쓸 만하고 만들 수도 있는데, 수익 구조가 안 맞거나 법적으로 막혀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아이템 단계에서 이걸 같이 봐야 한다.


8. 발굴을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습관으로

Teresa Torres의 Continuous Discovery Habits는 아이템 발굴을 프로젝트 시작할 때 한 번 하고 끝내는 일이 아니라 매주 돌아가는 루틴으로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다섯 가지 습관

  • 매주 최소 한 명의 고객과 이야기한다
  • 기회를 트리 형태로 그려서 관리한다
  • 만들기 전에 가정을 꺼내서 테스트한다
  • 작은 실험을 계속 돌린다
  •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셋이 함께 참여한다

마지막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리서치 결과를 6주 뒤에 보고서로 받는 것과, 만드는 사람이 직접 고객 말을 듣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기회 트리

기회 트리(opportunity solution tree)는 네 층으로 된 지도다.

text
[사업 성과]  이번 분기에 달성하려는 결과
     │
     ├── [기회]  고객이 느끼는 문제·필요·불편
     │      │
     │      ├── [해결책]  그 기회에 대한 후보 안
     │      │      │
     │      │      └── [가정 테스트]  그 안이 성립하려면
     │      │                          무엇이 참이어야 하나
     │      └── [해결책]
     └── [기회]

이 구조의 쓸모는 해결책을 기회에 매달아 둔다는 점이다. 좋아 보이는 기능이 떠올랐을 때, 그게 어떤 고객 문제 밑에 붙는지 말할 수 없으면 거기서 걸러진다. 반대로 하나의 기회에 해결책 후보를 여럿 붙여 두면 첫 번째 안에 매몰되지 않는다.


9. 무엇부터 할지 정하기

기회가 여러 개 나오면 순서를 정해야 한다. Intercom이 공개한 RICE가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점수는 이렇게 계산한다.

text
RICE = (Reach × Impact × Confidence) ÷ Effort
요소의미재는 방법
Reach (도달)일정 기간에 몇 명에게 영향을 주나이번 분기 영향받는 고객 수
Impact (영향)한 사람당 얼마나 크게 영향을 주나3 / 2 / 1 / 0.5 / 0.25 같은 단계
Confidence (확신)위 두 숫자를 얼마나 믿나100% / 80% / 50% 같은 할인율
Effort (노력)사람-월 단위의 투입량2인이 1달이면 2

Reach를 맨 앞에 두는 이유가 명확하다. 내가 쓰고 싶은 기능 쪽으로 쏠리는 편향을 막기 위해서다. 나한테 절실한 문제라도 영향받는 사람이 10명이면 점수가 낮게 나온다.

Confidence를 할인율로 둔 것도 좋은 설계다. 근거 없는 큰 숫자가 그대로 통과하지 않는다. 도달 10만 명에 확신 50%면 5만 명으로 깎인다.


10. 제품-시장 적합성을 숫자로 확인하기

만들어서 내보낸 다음에는 이게 맞는 물건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Sean Ellis가 스타트업 100곳 가까이를 조사해서 찾아낸 방법이 질문 하나로 끝난다.

이 제품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드시겠어요?

선택지는 셋이다. 매우 아쉽다 / 조금 아쉽다 / 아쉽지 않다.

text
PMF 점수 = (매우 아쉽다 응답 수 ÷ 전체 유효 응답 수) × 100

Ellis의 조사에서는 40%가 기준선이었다. 40% 이상인 제품은 거의 예외 없이 지속적인 성장으로 갔고, 그 아래는 거의 예외 없이 고전했다.

다만 이 조사의 전제를 알고 써야 한다. 이미 제품을 써 본 사람에게만 물을 수 있으니, 아이템 발굴 단계에서는 쓸 수 없다. 또 떠난 사람은 응답하지 않으니 점수가 실제보다 높게 나오는 편향이 있다. 그래서 유지율(retention) 같은 행동 데이터와 같이 봐야 한다.


11. 한국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데이터 소스

여기까지는 대부분 미국 자료 기반이다. 실제 시장조사를 하려면 한국 데이터가 필요한데, 공공 쪽에 신뢰할 만한 게 꽤 많다.

소스쓸 수 있는 것
KOSIS 국가통계포털300여 기관의 국가승인통계 1,000여 종. 인구, 가구, 소비, 산업 기초 수치
공공데이터포털부처·공공기관 원천 데이터와 Open API
소상공인 상권정보전국 약 200만 상가업소 데이터. 업종, 좌표, 주소 포함
SGIS 생활업종 통계지도지역별 업종 분포를 지도로. 경쟁 밀도 파악
네이버 데이터랩검색어 트렌드, 쇼핑 인사이트. 기기·성별·연령 필터 가능
구글 트렌드글로벌 검색 수요, 국가별 비교
KOTRA 해외시장뉴스해외 시장 동향과 진출전략 보고서. Open API로도 제공

몇 가지 참고할 점이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구글 트렌드보다 국내 조사에 유리하다. 구글 트렌드는 국가 필터 정도인데, 데이터랩은 기기·성별·연령대로 쪼갤 수 있다. 국내 검색 점유율 차이도 있으니 한국 수요를 볼 때는 데이터랩을 먼저 보는 게 낫다.

상권정보는 오프라인 아이템뿐 아니라 온라인 아이템에도 쓴다. 업종별 사업자 수를 세면 B2B 아이템의 아래에서 위로 쌓는 시장 규모 계산에 바로 들어간다. 전국에 해당 업종 점포가 몇 개인지가 곧 잠재 고객 수다.

참고로 2025년 10월 1일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되어 국무총리 소속으로 바뀌었다. 35년 만의 조직 개편이고, 소속 기관 이름도 국가데이터연구원·지방데이터청 등으로 바뀌었다. 자료를 찾을 때 기관명이 섞여 나올 수 있다.

2차 자료와 1차 자료의 순서

데이터 소스를 다룰 때 순서가 중요하다.

  • 2차 자료(공개 통계, 보고서)로는 가설을 세운다. 시장이 어느 정도 크고 어디가 커지고 있는지
  • 1차 자료(인터뷰, 관찰)로는 가설을 검증한다. 왜 그런지, 그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순서를 뒤집으면 안 된다. 통계만 보고 아이템을 정하면 숫자는 크지만 아무도 안 쓰는 걸 만들고, 인터뷰만 하면 몇 사람의 간절함을 시장 전체로 착각한다.


12. 하나의 절차로 묶으면

지금까지 본 것들을 실제로 돌릴 수 있는 순서로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text
1. 문제 수집     내가 겪은 불편, 일하면서 본 비효율을 쌓아둔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제를 모은다)
 
2. 1차 필터      YC 질문 10개로 거른다
                 특히 "왜 지금인가"와 "우리가 왜 적합한가"
 
3. 데스크 리서치  KOSIS, 공공데이터, 데이터랩으로 시장 가설을 세운다
                 경쟁자가 누구인지도 이 단계에서 본다
 
4. 고객 대화     The Mom Test 규칙으로 과거 사실만 묻는다
                 "지금 어떻게 하세요", "뭘 시도해 보셨어요"
 
5. 할 일 정의     JTBD 관점에서 고객이 해결하려는 일을 문장으로 쓴다
                 이때 진짜 경쟁자가 드러난다
 
6. 시장 규모      아래에서 위로 쌓고, 위에서 아래로 검산한다
                 제품이 시장을 키우는지도 따로 적는다
 
7. 리스크 쪼개기  가치 / 사용성 / 실현 가능성 / 사업 타당성
                 가장 큰 것부터 가장 싼 방법으로 검증한다
 
8. 우선순위       RICE로 무엇부터 만들지 정한다
 
9. 적합성 확인    내보낸 뒤 PMF 설문 40% + 유지율을 같이 본다
 
10. 반복          기회 트리를 업데이트하고 매주 고객 한 명과 이야기한다

정리

자료들을 읽고 나서 남은 생각은, 이 분야의 기본기가 결국 의견을 사실로 바꾸는 절차라는 것이다.

아이디어 자체는 전부 의견이다. 이게 될 것 같다는 느낌. 위에 정리한 도구들은 하나같이 그 의견을 사실로 교체하는 장치다. 과거의 구체적인 사건을 묻는 질문, 고객 수와 가격으로 올려 쌓는 시장 규모, 할인율로 깎이는 RICE 점수, 40%라는 기준선.

개발자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쓸 만하다고 느낀 건 Cagan의 네 가지 리스크였다. 만들 수 있냐(실현 가능성)는 보통 가장 먼저 답이 나오는 질문인데, 정작 아이템을 죽이는 건 나머지 세 개다. 그래서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을, 사람들이 쓸 것인지 확인하는 데 쓰는 게 훨씬 남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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